하남시의회 젊치인 오지훈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아파트 입주자 대표를 하다가 시의원이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공무원들이 주민들의 요구는 듣지 않고, 시의원의 요구는 반영하는 것을 보면서 정치인이 되어서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선거 1년 전까지 정당 활동은 물론, 정치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주민들의 입장에서 정치를 시작한 만큼 피부에 와닿는 변화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정치인이 되는 건 준비를 많이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실 텐데요. 오지훈 의원은 ‘하나라도 바꾸고 싶은 문제가 있다면 꼭 도전해 보라’고 말합니다.

아파트 입주자 대표 출신 젊치인
언제부터 정치를 해야겠다고 생각하셨어요?
지방선거 1년 전이었어요. 어떤 분들은 20대 초중반부터 정당 활동을 하시는데요. 저는 촛불 집회에 나가거나 사회 문제에 참여한 적은 있지만 선출직 정치인이 되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어요.
그럼 선거 1년 전에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2015년에 서울시에서 지금 제 지역구인 하남시 미사강변도시로 이사를 왔어요. 신도시라 기반 시설이 부족하거나 정비되지 않은 문제가 있어서 불편한 점이 많았죠. 이 상황에서 입주자 대표를 하게 됐어요. 주민을 대표해 하남시와 공공 택지 개발 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요구하는 상황이 됐죠.
행정 기관을 직접 만날 일이 많아졌겠네요.
네. 주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면서 지역의 선출직 정치인이나 공무원들을 만날 기회가 많았는데 주민들의 목소리가 잘 반영되지 않더라고요. 시급하게 개선이 필요한 문제도 업무 메뉴얼이나 법적 절차를 이유로 지연되거나 무시되는 경우가 많았고요.
경기도 하남시의회 오지훈 의원 (출처: 오지훈 의원 제공)
변화를 만들 수 있는 권한이 있으면 어떨까 고민하셨군요.
주민 요구에는 소극적으로 응대하던 공무원들이 의원들의 제안에는 적극적으로 응답하는 걸 봤어요. 제도권 정치인이 되어서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하남시에 연고가 있는 것도 아니었네요.
네, 그래서 전 특이한 케이스예요. 하남시에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서울 등 외지에서 이주한 주민들의 비율이 높아서 연고가 비교적 중요하지 않았고요. 공공 택지 개발 특성상 다자녀 가정과 신혼 부부가 많이 거주하는 동네이기 때문에 보육, 교육, 환경 문제에 집중해서 선거 운동을 했던 것도 당선에 영향을 미쳤어요.
피부에 와닿는 불편을 해결하죠
주민으로 참여하는 데 한계를 느끼고 기초의원이 되신 만큼 ‘나라면 이렇게 한다’는 목표가 있었을 것 같아요.
시의원이 되어 보니 공무원의 태도가 너무 친절하게 달라졌어요. 같은 절차로 요구해도 더 적극적으로 수용되고, 지금 개선하기 어렵다면 향후에 어떻게 보완될 것이라는 답변을 받기도 해요. 이런 간극이 많은 주민이 행정을 불신하는 이유일 것 같아요. 행정에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느꼈고요.
그런 생각이 시민 참여형 주민 자치 조례에 반영 되었겠네요.
한 조직이 수십년 동안 지속한 관행을 바꾸기는 쉽지 않아요. 제한된 임기를 가진 의원 개인이 개선하기에도 한계가 있고요. 이런 관행을 바꾸려면 의사 결정 구조에 가급적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게 해야 해요. 시민 참여형 조례를 통해 시민참여위원회 등의 시민 그룹이 정책 결정 과정에 필수적으로 참여하게 만들었어요.
공무원 분들의 반대가 크지는 않나요?
공무원 분들은 이런 변화를 불편하게 생각하시죠. 문제 해결 과정도 길어지고요. 하지만 결정이 지연 되더라도 시민들의 목소리가 더 많이 반영돼야 변화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요.
오지훈 의원은 아파트 입주자 대표를 하다 정치를 결심했다. (출처: 오지훈 의원 제공)
기초의원의 역할을 무엇이라고 정의하고 계시는지 궁금해요.
아파트 입주자로서 동네 주민 불편 사항을 대변하다 선출직 기초의원이 되었잖아요. 최일선에서 피부에 와닿는 주민 불편 사항을 해결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국회 등 중앙 정치는 이해 관계가 복잡하고 정치 이념에 따라서 의견 차가 커서 변화가 더뎌요. 기초의회에서는 중앙 정치와 별개로 실생활의 주민 불편을 개선할 수 있어요.
주민의 눈으로 발견한 다른 문제가 있다면요.
미사 호수 공원이라고 있어요. 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홍수 피해 방지를 위해 만든 저류지에 인공적으로 하천을 확장한 거예요. 하지만 하천, 토양 등 자연 환경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설계해서 수질 오염이 지속되고, 오수 유입 등으로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어요. 이런 경험을 토대로 ‘하남시 물 관리 및 물 순환 기본 조례’를 만들었어요.
물 관리 및 물 순환 기본 조례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나요?
하남시에서 새롭게 하천을 만들면 자연의 물 순환 원리를 해치지 않는 저영양 개발 기법을 적용해 환경 보전을 하자는 내용을 담았고요. 주관 부서인 환경정책과와 건설과에서 하남시 3기 신도시에 이 기법을 적용하겠다고 약속했어요. 건설이 완료된 하천을 새로 바꿀 수는 없었지만 문제가 되풀이 되지 않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껴요.
요즘 가장 해결하고 싶은 지역 문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하남시가 급격하게 팽창하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원도심과 신도심 주민들 간의 이질감 해소가 쉽지 않아요. 원도심은 학령 인구가 늘어나지 않으니 공동화 현상이 일어나는 반면, 신도시는 과대 과밀 학교가 문제예요.
학교를 새로 지을 땅은 없으니까 공원 일부를 이용해서 학교 설립하자는 의견이 나왔는데요. 학부모가 아닌 인근 주민들은 공원 시설 훼손을 반대하기도 해요. 이해 관계 및 가치에 따라 상반된 의견이 많아 상호 입장을 조율하는 과정이 여전히 어려운 것 같아요. 공론화의 장을 계속 만드는 게 의원의 역할이라 생각해요.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오지훈 의원 (출처: 오지훈 의원 제공)
정치는 20대, 30대 블루 오션이에요
젊치인으로서 다르게 의정 활동을 하고 있다고 느낄 때가 있나요?
새로운 것을 적극적으로 지향하는 태도예요. 당선 되고나서 의회에 학구적이고 혁신적인 분위기를 만들려고 했어요. 의원 연구 단체 설립에 관한 조례를 발의해서 3개의 의원 연구 단체가 만들어졌어요. 의회가 집행 기관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기능을 넘어서 정책 수립에도 관여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예요.
소위 ‘정치 경험’이 적은 상황에서 시의원에 도전하셨는데요. 겪어 보니 20대, 30대에게 기초의원이라는 직업을 추천하시나요?
적극 추천해요. 기초의회가 20대 청년에게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사회에서 경력이 없는 20대가 직업 시장에 진출하기가 무척 힘들잖아요. 경제적 보상에서도 경력직과 큰 차이가 나고요. 하지만 의회의 경우 20대든, 30대든, 50대든 같은 대우를 받을 수 있고 목소리의 영향력도 같아요.
의원님처럼 시민들의 목소리를 민감하게 듣고, 빠른 변화로 반영하는 젊치인이 더 많아지려면 어떤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보시나요?
인센티브를 넘어 정당 차원에서 적극적인 할당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당 내부에서는 젊은 세대의 목소리가 과소 대표 되었다는 논의가 확산되면서 선출직 정치 진입에 많은 혜택을 주고자 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고요.
젊치인에 도전하고 싶은 분들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현실적인 두려움이나 경제적인 부담 탓에 정당 활동을 시작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요.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작은 것 하나라도 개선하기를 원한다면 꼭 참여하시면 좋겠어요. 용기내서 문을 두드려 보시면 좋겠습니다. 저도 그렇게 시작했으니까요.
인터뷰 및 기사 작성 곽민해
발행일 2021-07-12
하남시의회 젊치인 오지훈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아파트 입주자 대표를 하다가 시의원이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공무원들이 주민들의 요구는 듣지 않고, 시의원의 요구는 반영하는 것을 보면서 정치인이 되어서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선거 1년 전까지 정당 활동은 물론, 정치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주민들의 입장에서 정치를 시작한 만큼 피부에 와닿는 변화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정치인이 되는 건 준비를 많이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실 텐데요. 오지훈 의원은 ‘하나라도 바꾸고 싶은 문제가 있다면 꼭 도전해 보라’고 말합니다.
아파트 입주자 대표 출신 젊치인
언제부터 정치를 해야겠다고 생각하셨어요?
지방선거 1년 전이었어요. 어떤 분들은 20대 초중반부터 정당 활동을 하시는데요. 저는 촛불 집회에 나가거나 사회 문제에 참여한 적은 있지만 선출직 정치인이 되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어요.
그럼 선거 1년 전에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2015년에 서울시에서 지금 제 지역구인 하남시 미사강변도시로 이사를 왔어요. 신도시라 기반 시설이 부족하거나 정비되지 않은 문제가 있어서 불편한 점이 많았죠. 이 상황에서 입주자 대표를 하게 됐어요. 주민을 대표해 하남시와 공공 택지 개발 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요구하는 상황이 됐죠.
행정 기관을 직접 만날 일이 많아졌겠네요.
네. 주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면서 지역의 선출직 정치인이나 공무원들을 만날 기회가 많았는데 주민들의 목소리가 잘 반영되지 않더라고요. 시급하게 개선이 필요한 문제도 업무 메뉴얼이나 법적 절차를 이유로 지연되거나 무시되는 경우가 많았고요.
변화를 만들 수 있는 권한이 있으면 어떨까 고민하셨군요.
주민 요구에는 소극적으로 응대하던 공무원들이 의원들의 제안에는 적극적으로 응답하는 걸 봤어요. 제도권 정치인이 되어서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하남시에 연고가 있는 것도 아니었네요.
네, 그래서 전 특이한 케이스예요. 하남시에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서울 등 외지에서 이주한 주민들의 비율이 높아서 연고가 비교적 중요하지 않았고요. 공공 택지 개발 특성상 다자녀 가정과 신혼 부부가 많이 거주하는 동네이기 때문에 보육, 교육, 환경 문제에 집중해서 선거 운동을 했던 것도 당선에 영향을 미쳤어요.
피부에 와닿는 불편을 해결하죠
주민으로 참여하는 데 한계를 느끼고 기초의원이 되신 만큼 ‘나라면 이렇게 한다’는 목표가 있었을 것 같아요.
시의원이 되어 보니 공무원의 태도가 너무 친절하게 달라졌어요. 같은 절차로 요구해도 더 적극적으로 수용되고, 지금 개선하기 어렵다면 향후에 어떻게 보완될 것이라는 답변을 받기도 해요. 이런 간극이 많은 주민이 행정을 불신하는 이유일 것 같아요. 행정에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느꼈고요.
그런 생각이 시민 참여형 주민 자치 조례에 반영 되었겠네요.
한 조직이 수십년 동안 지속한 관행을 바꾸기는 쉽지 않아요. 제한된 임기를 가진 의원 개인이 개선하기에도 한계가 있고요. 이런 관행을 바꾸려면 의사 결정 구조에 가급적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게 해야 해요. 시민 참여형 조례를 통해 시민참여위원회 등의 시민 그룹이 정책 결정 과정에 필수적으로 참여하게 만들었어요.
공무원 분들의 반대가 크지는 않나요?
공무원 분들은 이런 변화를 불편하게 생각하시죠. 문제 해결 과정도 길어지고요. 하지만 결정이 지연 되더라도 시민들의 목소리가 더 많이 반영돼야 변화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요.
기초의원의 역할을 무엇이라고 정의하고 계시는지 궁금해요.
아파트 입주자로서 동네 주민 불편 사항을 대변하다 선출직 기초의원이 되었잖아요. 최일선에서 피부에 와닿는 주민 불편 사항을 해결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국회 등 중앙 정치는 이해 관계가 복잡하고 정치 이념에 따라서 의견 차가 커서 변화가 더뎌요. 기초의회에서는 중앙 정치와 별개로 실생활의 주민 불편을 개선할 수 있어요.
주민의 눈으로 발견한 다른 문제가 있다면요.
미사 호수 공원이라고 있어요. 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홍수 피해 방지를 위해 만든 저류지에 인공적으로 하천을 확장한 거예요. 하지만 하천, 토양 등 자연 환경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설계해서 수질 오염이 지속되고, 오수 유입 등으로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어요. 이런 경험을 토대로 ‘하남시 물 관리 및 물 순환 기본 조례’를 만들었어요.
물 관리 및 물 순환 기본 조례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나요?
하남시에서 새롭게 하천을 만들면 자연의 물 순환 원리를 해치지 않는 저영양 개발 기법을 적용해 환경 보전을 하자는 내용을 담았고요. 주관 부서인 환경정책과와 건설과에서 하남시 3기 신도시에 이 기법을 적용하겠다고 약속했어요. 건설이 완료된 하천을 새로 바꿀 수는 없었지만 문제가 되풀이 되지 않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껴요.
요즘 가장 해결하고 싶은 지역 문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하남시가 급격하게 팽창하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원도심과 신도심 주민들 간의 이질감 해소가 쉽지 않아요. 원도심은 학령 인구가 늘어나지 않으니 공동화 현상이 일어나는 반면, 신도시는 과대 과밀 학교가 문제예요.
학교를 새로 지을 땅은 없으니까 공원 일부를 이용해서 학교 설립하자는 의견이 나왔는데요. 학부모가 아닌 인근 주민들은 공원 시설 훼손을 반대하기도 해요. 이해 관계 및 가치에 따라 상반된 의견이 많아 상호 입장을 조율하는 과정이 여전히 어려운 것 같아요. 공론화의 장을 계속 만드는 게 의원의 역할이라 생각해요.
정치는 20대, 30대 블루 오션이에요
젊치인으로서 다르게 의정 활동을 하고 있다고 느낄 때가 있나요?
새로운 것을 적극적으로 지향하는 태도예요. 당선 되고나서 의회에 학구적이고 혁신적인 분위기를 만들려고 했어요. 의원 연구 단체 설립에 관한 조례를 발의해서 3개의 의원 연구 단체가 만들어졌어요. 의회가 집행 기관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기능을 넘어서 정책 수립에도 관여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예요.
소위 ‘정치 경험’이 적은 상황에서 시의원에 도전하셨는데요. 겪어 보니 20대, 30대에게 기초의원이라는 직업을 추천하시나요?
적극 추천해요. 기초의회가 20대 청년에게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사회에서 경력이 없는 20대가 직업 시장에 진출하기가 무척 힘들잖아요. 경제적 보상에서도 경력직과 큰 차이가 나고요. 하지만 의회의 경우 20대든, 30대든, 50대든 같은 대우를 받을 수 있고 목소리의 영향력도 같아요.
의원님처럼 시민들의 목소리를 민감하게 듣고, 빠른 변화로 반영하는 젊치인이 더 많아지려면 어떤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보시나요?
인센티브를 넘어 정당 차원에서 적극적인 할당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당 내부에서는 젊은 세대의 목소리가 과소 대표 되었다는 논의가 확산되면서 선출직 정치 진입에 많은 혜택을 주고자 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고요.
젊치인에 도전하고 싶은 분들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현실적인 두려움이나 경제적인 부담 탓에 정당 활동을 시작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요.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작은 것 하나라도 개선하기를 원한다면 꼭 참여하시면 좋겠어요. 용기내서 문을 두드려 보시면 좋겠습니다. 저도 그렇게 시작했으니까요.
인터뷰 및 기사 작성 곽민해
발행일 2021-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