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치인 인터뷰]“정치를 명예가 아닌 수단으로 봐야죠” | 김관형 유성구의원



김관형 의원은 세무사로 일하다가 기초의원이 됐고, 지금도 겸직을 하고 있습니다. 세금을 대신 신고해 주는 일을 하면서 세금 내는 일을 아깝지 않게 만드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는 결심을 했다고 해요. 

젊치인이 더 많이 필요한 이유로 김관형 의원은 정치를 명예가 아니라 문제 해결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세금이 아깝지 않게 만드는 구의원

세무사로 일 하셨다고 들었어요. 사회에서 말하는 전문 직종인데, 정치에 도전한 계기가 무엇이었나요? 

납세자 세금을 대신 신고해 주는 일이잖아요. 일 하면서 만난 많은 분들이 세금을 내는 걸 아까워 하더라고요. 이 세금이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기여라고 생각하지 않고, 나라에게 보상 없이 뺏긴다는 인식이 강하니까요. 세금을 올바로 쓰는 일을 정치가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세무사 일도 계속 하고 계시나요? 기초의원은 겸직이 되잖아요. 

세법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1년만 쉬어도 전문성을 잃을 수 있어요. 우선 순위는 구의원 일이고, 남는 시간에 세무사로서 업무를 처리하고 있어요. 업무 비중으로 치면 8:2 정도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대전광역시 유성구의회 김관형 의원 (출처: 김관형 의원 제공)


기존 직업에서 쌓은 전문성이 의정 활동에 도움이 되는지 궁금해요.

세무사가 기업의 세금을 다루고 숫자를 다루는 일을 해요. 세금을 다루기 때문에 의원으로서 예산을 검토할 때 더 쉽게 심의할 수 있고요. 주요 클라이언트가 자영업자와 기업인이기 때문에 기업 운영 입장에서 이해하기가 쉽습니다. 정치인으로서는 직장인, 노동자뿐만 아니라 기업이나 자영업자 입장에서 균형 있게 사안을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도움이 돼요. 

왜 기초의원부터 도전하게 되셨나요? 

정치를 잘 모르는 시절부터 정치가 출세 수단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지역과 정당 안에서 잘 훈련을 받고 나서 큰 역할을 맡는 게 맞다고 생각했죠. 나이와 경험 자체가 적었기 때문에 기초의원도 과분하다고 생각했어요.

부동산 정책이 바뀌면 잘 알려 드려야죠

최근에 가장 잘 했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해요. 

요즘 세법이 누더기 세법이라고 해요. 부동산 정책이 계속 바뀌니까 양도세, 취득세가 얼마가 나올지 모르겠다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지역 주민들이 피해를 입는 걸 줄이기 위해서 온라인 세무 상담을 만들었어요. 제 전문성을 활용한 사례이기도 하겠네요. 


어떻게 필요를 발견하게 되셨나요? 

제 직업이 세무사라고 하니까 민원 전화가 오는 거예요. 세금이 얼마나 나올지 궁금한데 물어볼 사람도 없고, 세무사에게 의뢰해서 수수료를 낼만한 상황이 아닌 분들이 많으니까 답답해서 그러신 거죠. 그래서 대전시에서 ‘마을 세무사’라는 이름으로 직업 봉사를 하는 분들을 전문가로 모셔서 운영을 시작했어요.


온라인 세무지원을 위한 토론회에서 김관형 의원 (출처: 김관형 의원 제공)


의회 내에서는 어떤 변화들을 만들어 내고 있는지 궁금해요. 

국회 같은 경우는 비공개 회의가 거의 없어요. 그런데 지방 의회는 회의 내용을 주민에게 알리지 않는 것이 관행처럼 되어 있더라고요. 의회에 와서 제일 처음 만든 조례가 실시간으로 촬영한 회의 영상을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거예요. 방청객이 와서 중계를 하거나 녹화, 녹음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고요. 

책임과 권한이 있는데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하지만 예산을 쓰는 만큼 의회가 더 투명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의회 내에서 개최한 간담회 수가 가장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그런 이유로 2번 정도 조례 통과가 무산되기도 했지만 반대할 근거가 부족한 정책이기 때문에 통과를 시킬 수 있었죠. 

개인적으로 자신의 활동을 100점 만점에 몇 점으로 평가하고 싶나요? 

70점 정도요. 지방의원이 해야 하는 여러가지 역할이 있는데 첫 번째는 구청을 견제하는 것이고요. 두 번째는 주민들을 위한 대민 활동, 세 번째는 정당 활동이죠. 만점을 줄만한 것은 없지만 제가 젊은 사람이다 보니 보통 주민보다 나이가 적죠. 그래서 더 스스럼 없이 다가갈 필요가 있었는데 부족했던 것 같아요.

정치인도 수많은 직업 중의 하나

젊치인으로서 가지고 있는 차별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공부하는 사람이란 점이요. 실제로 연구를 해서 논문을 발표하고요. ‘문제가 있으니 공무원이 해결해’라고 하는 게 기존 정치인데 사실 지역 단위 공무원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도 많거든요. 의정 활동에서 연구 주제를 발굴하고 지방자치단체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제안하면 변화를 더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어떤 사례들이 있을까요? 

자치구의 교부금 기준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는 논문을 학술지에 게재했어요. 기초 지방 정부는 대부분 중앙 정부나 광역 지방 정부로부터 재정 보조를 받아요. 그런데 그 기준이 객관적이지 못해서 산정 기준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 방안을 다뤘어요. 구 단위에서 시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지방 정치의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어요. 

젊치인 동료가 더 있다면 무엇이 달라질 수 있을까요? 

약 3분의 1 정도가 젊치인이 되면 의회가 굉장히 청렴해질 거예요. 젊은 나이에 정치에 입문하는 것을 좋지 않게 보는 시각이 여전히 많지만 정치인이 명예직이 아니라 세상에 있는 다양한 직업 중의 하나로 취급 받을 수 있어야 해요. 그런 인식을 만들고 진지하게 기량을 가꾸는 젊치인들이 더 많이 등장하면 좋겠고요.



인터뷰 및 기사 작성 곽민해

발행일 2021-09-19